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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본 LID기술

기사승인 2020.08.25  13: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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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학교 건설환경플랜트학과(토목과) 김수혁

어스그린코리아(주)의 김포공장에서 실습중인 김수혁 학생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이 잠시 주춤 해진 이번 여름, 기록적인 폭우와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가 또 한번 우리를 괴롭혔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에 국한되지 않았다. 

중국은 한달동안 그치지 않는 비에 엄청난 물난리를 경험했고, 러시아와 유럽은 이상고온으로 인한 산불과 폭염에 고통을 받았다. 

이상기후가 전세계에서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수년 전부터 예견된 기후변화는 단순한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기후’위기’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다가오는 기후위기를 대비하여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치명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발생하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산업화 도시화된 사회를 개발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극단적 조치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도입된 개념이 LID (저영향 개발 Low Impact Development)이다.  

LID는 환경과 도시계획 관리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지만, 대학수업에서 LID만을 다루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학부생으로서 LID에 대해 깊이 있는 탐구를 해보고자 LID제품들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회사인 어스그린코리아㈜를 통해 열흘간 LID를 직접 체험 해 보았다.

어스그린코리아의 주력 제품은 삼통관, 띠녹지보호판, 가로수보호판, 잔디보호매트, 빗물저금통 이다. 

LID기술은 정형화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각각의 제품들을 통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기업 만의 LID기술에 대한 내공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었다.

생소한 이름의 삼통관은 일반 유공관을 변형시켜 만든 아이디어 제품이다. 

‘삼통’이란 물통, 밥통, 숨통 세가지를 뜻하는데, 가로수 주위의 토양에 심어 빗물과 양분, 공기를 통하게 해주어 가로수 생장에 큰 도움을 줄 뿐더러, 뿌리의 고사를 방지하고, 빗물의 지하 침투를 촉진시키는 기능에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띠녹지보호판과 가로수 보호판은 삼통관과 더불어 가로수와 화단에 물 공급이 원활히 일어날 수 있게 돕는다. 

단순 보호 기능만 있던 기존 철제 보호판과, 연석으로 이루어진 가로수 및 화단은 보행로의 배수나 식물의 생장에 있어 좋지 못한 환경이었지만, LID공법을 적용시킨 보호판은 식생의 생장 환경과 보행로 환경을 동시에 개선시킬 수 있다. 

배수기능 외에도 미끄럼방지를 위해 보호판의 구멍 크기와 문양, 굴곡을 지속적으로 변형하며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모습은 기업의 정성과 디테일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2020년 제3회 조달청 우수조달물품으로 선정된 잔디보호매트도 LID기술의 대표적인 예시로서 손색이 없다. 

학교운동장, 공원의 잔디밭, 옥상텃밭, 심지어 주차장까지 녹지 조성을 위한 천연잔디보호매트의 적용범위는 굉장히 넓다. 

이는 외부 충격에 쉽게 손상되는 생장점 때문에 관리가 힘든 천연잔디의 단점을 잔디보호매트가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기존의 잔디보호매트도 외부 충격으로부터 잔디를 보호해 주는 기능이 있었지만, 더욱 높은 답압 저항성과 잔디 뿌리의 생장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잔디보호매트의 구조를 개선시켰다. 

또한, 매트의 미세한 홈들이 빗물을 저장하여 잔디에 수분공급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 생김새는 비슷할지 몰라도 기능은 압도적이다. 

평범한 잔디보호매트가 이렇게까지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은, LID 기술에 대한 통찰력과, 의지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된다.

빗물저금통은 옥상녹화를 위한 가장 완벽한 선택이다. 빗물저금통은 말 그대로 빗물을 모아두었다가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여러 개를 결합하여 옥상의 크기에 맞게 설치할 수 있다. 

빗물저금통을 아래 설치하고, 흙으로 덮으면 간단하게 텃밭이 완성된다. 

기존의 옥상녹화는 옥상의 부족한 토양층의 한계로 물공급 등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그 효과에 비해 쉽게 도입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빗물저금통을 이용하면 옥상녹지의 설치가 간편하고, 물공급이 수월하여 관리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옥상녹화를 보급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장체험을 하며, 회사가 운영하는 두 곳의 생산공장에서 직접 제품의 생산과정을 보기도 했다. 

서울에 있는 본사에서는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와, 디자인 과정을 보았다면, 공장에서는 제품의 생산 과정과, 생산된 제품을 바로바로 피드백 하는 과정들을 보고, 체험하였다. 

하나의 완성된 제품이 나오기 까지는 수백개의 아이디어와 수십번의 회의, 수십명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어려운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LID기술에 대한 통찰력과 의지가 없다면 해낼 수 없는 과정들이다.

LID기술에 대한 체험을 하면서 LID기술은 적정기술과 많이 닮아 있음을 느꼈다. 많은 이들은 high tech만을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의 환경 문제와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high tech보다는, 일반인들의 참여가 용이하고, 쉽게 접근 가능하며, 적용범위가 넓은 LID기술이야말로 기후행동이고, 그에 걸맞는 ‘적정’기술이라고 생각한다.

편집국 ceo@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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