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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국제대교·용인물류센터 사고 '인재(人災)'

기사승인 2018.01.18  10: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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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신문 김재원 기자] 평택 국제대교와 용인물류센터 사고에 대한 결과가 발표됐다.

국토교통부 평택 국제대교 건설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연세대 김상효 교수)와 용인 물류센터 건설사고조사위원회(위원장 건국대 신종호 교수)는 지난 17일, 지난해 8월 26일 발생한 평택 국제대교 교량 붕괴사고와 지난 10월 23일 발생한 용인 물류센터 외벽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평택 사고조사위는 지난 8월 28일부터 현재까지 4개월 간, 용인 사고조사위는 지난 10월 25일부터 현재까지 2개월간 구조·토질·시공·사업 관리 등 각 분야 위원들이 매몰부 현장조사, 관계자 청문, 상세 구조해석 등을 포함한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평택 사고조사위 위원장이 사고조사 발표한 결과를 보면, 우선 설계 단계에서는 시공단계에서의 상부 거더 전단강도를 검토할 때 강도에 기여하지 못하는 중앙부 벽체를 포함했고, 외측 벽체에 배치된 파이프(추가 강선 설치를 위한 파이프) 공간 단면도 공제하지 않았다. 또한 강선이 배치되는 상부 슬래브 두께(30cm)가 얇게 계획돼 적용된 정착구 주변 보강철근의 적정 시공이 곤란한 문제가 있었으며, 설계 단계에서 작성된 공사시방서에 상부 공사의 주 공정인 압출 공정 관련 내용이 누락됐다.

시공단계에서는, 사전 설계도서 검토를 시행했지만 설계의 문제점인 중앙부 벽체의 시공용 받침 미배치, 바닥판 슬래브 두께가 얇아 정착구 설치가 용이하지 않은 점 등을 확인하지 못했고, 상부 거더 벽체 시공이음부와 세그먼트 접합면 처리 미흡, 정착구 공급사에서 제시한 제원과 다른 보강철근 배치, 시공 상세도와 상이한 벽체 전단철근 설치 등 시공 상 품질관리 문제가 확인됐다.

또한, 세그먼트의 긴장력 도입 중 정착구 주변 파손, 강선 뽑힘 발생 등으로 인해 많은 보수작업이 진행된 사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국부적 손상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공사 과정에서 위와 같은 다양한 문제가 발생됐음에도 시공과정의 구조안전 여부에 대한 시공자·감리자의 기술적 검토가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업 관리 측면에서는, 발주청에 하도급을 통보할 때 간접비까지 고려해 하도급률을 산정(76%)해야 하지만, 간접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산정(84%)해 하도급 적정성 심사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또한 형식적 시공 상세도 작성, 현장을 책임져야 하는 현장대리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공사 및 품질 담당 직원을 정규직이 아닌 현장 채용직으로 배치하는 등 현장관리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책임 구조로 현장이 운영됐다.

이번에 이러한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함해 평택 국제대교가 붕괴되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편, 용인물류센터 사고조사위 위원장이 밝힌 결과는, 물류창고 신축을 위해 설치한 흙막이 임시시설(높이 25~30m)을 해체하던 중 흙막이가 붕괴되면서 흙막이와 약 1.5m 이격된 건축물의 콘크리트 외벽이 함께 전도된 사고로, 흙막이를 해체할 때 시공 순서를 지키지 않은 것이 가장 주요한 사고 원인으로 분석됐다.

흙막이를 해체할 때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조체를 완성하고 외벽과 연결한 후 흙막이를 해체해야 하는데, 이번 공사에서는 구조체가 미완성된 상태에서 외벽과 연결하기 위한 슬래브를 설치하지도 않은 채 흙막이의지지 앵커를 먼저 해체함으로써 토압을 지지하지 못한 흙막이가 붕괴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시공자는 설계도서 및 착공 전(前) 작성해 용인시에 제출한 바 있는 안전관리계획서를 준수하지 않았다.

감리자도, 대심도 흙막이 공사가 진행되는데도 불구하고 흙막이 해체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는 등 현장 기술 관리가 소홀했다.

이와 더불어,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 중(가시설 해체, 2017년 9월~11월)임에도 토목 감리원을 현장에 배치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특히 시공자, 감리자 모두 외벽이 구조체와 연결 없이는 토압(土壓)을 지지하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지지 가능한 옹벽(擁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양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지금까지 분석된 조사결과와 제도개선사항을 정리해 1월 중에 국토교통부에 조사결과보고서를 최종 제출할 예정이다.

국토부 이성해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번 사고가 건설현장의 안전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정부는 건설사고를 유발한 경우 ‘일벌백계(一罰百戒)한다’라는 원칙 하에 행정처분, 형사처벌 등의 제재 절차를 엄정히 밟아나갈 계획”이라며 “사고조사가 끝나면 조사 보고서만 발주청 및 인허가 기관으로 송부해 처분을 맡겼던 예전과는 달리, 영업·업무정지 등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형사처분까지 국토부가 직접 위반사항을 적시해 처분 기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사고조사 결과와 양 사고조사위원회에서 제안한 개선사항을 심도 있게 검토해 현재 마련 중에 있는 부실시공 방지대책에 포함시키고, 사고 유발업체에 대해서는 각 업체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 강구도 요청해 유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국토부의 결과에 따라 평택시도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평택시는 국토부의 사고조사결과 보고서가 공식적으로 접수되면 공사시행 계획 수립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조치하고, 기존 구조물에 대한 안전진단과 재발방지대책 및 개선방안 수립 등 신속하게 후속조치를 하겠다고 18일 밝혔다.

평택시는 공사 재착공을 위해 지난 9월부터 착수한 재설계를 1월에 완료, 공법변경 등 건설기술심의를 2월에 완료하고, 오는 3월에 공사에 재 착공해 내년 상반기에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고로 공사는 6개월 정도 지연될 예정이다.

따라서 시는 이와 유사한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의 수립과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공법의 선정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최적화된 교량을 건설함은 물론, 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경관이 특화된 교량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한 사고 외 시설물(터널 등)에 대해서도 안전진단을 실시한 후 공사를 재개한다.

공재광 평택시장은 "시에 이런 큰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더 안전한 교량, 더 경관이 수려한 교량을 만들 것이고, 이를 위한 모든 사업비는 대안입찰 계약자인 대림산업에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kjw@c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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