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톨링 사업 변경...2.5조 혈세 낭비되나

[토목신문 송여산 기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석기 의원(자유한국당, 경주시)이 15일 한국도로공사가 2020년 전면도입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무인화 스마트톨링’ 사업이 국토부 지시에 의해 변경됨에 따라 향후 2.5조원 이상 예산 더 투입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의원에 따르면 도공은 지난 2015년 10월 고속도로 전차로 무인화 통행료 결제시스템인 ‘스마트톨링’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발표해 추진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1개 이상 현장수납차로(톨게이트 요금소 설치차로)를 두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김 의원이 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스마트톨링 구축사업 철저 지시’자료에 따르면, 해당공문에서 국토부는 ‘현장수납차로를 병행하도록 한 우리 부 방침(2015.10.19)과 달리 현장수납차로를 전면 폐지하는 것을 전제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도공에 일단 현장수납차로를 존치시키고 이후 점진적으로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

도공은 국토부의 지시에 따라 전면 무인화에서 현장수납차로 존치로 관련 계획을 변경하고, 현장수납차로가 없이 건설되고 있던 2020년 이후 개통 예정인 신규 고속도로 역시 이에 맞춰 설계를 변경함에 따라 4639억원(국비 2083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 중에 있다.

더욱이 도공이 김석기 의원실에 제출한 ‘현장수납차로 존치 시 비용 산정 내역’자료에 따르면, 기존의 스마트톨링 시스템 구축 비용 1300여억원과는 별도로 ‘현장수납차로 존치’로 인한 추가비용이 총 2.5조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추가비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스마트톨링 시행 시 기존 고속도로의 교통안전 확보를 위한 ‘현장수납차로 구축비용’ 655억원, 2020년 이후 개통예정인 9개 신규 고속도로 노선의 현장수납차로 설치를 위한 ‘신설노선 나들목 설계변경’ 3,581억원(4,639억원으로 증액 추진중), 톨게이트 요금소 수납원 등 ‘현장수납차로 외주운영비’ 2조 1150억원 등이다.

한편, 도공은 내부문건을 통해 ‘현장수납차로 존치 시 스마트톨링 도입의 필요성이 없다’고 밝혀, ‘현장수납차로 존치’로 수정된 스마트톨링 사업은 실효성도 없이 막대한 예산만 투입되는 것임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석기 의원은 “그동안 도공이 전차로·무인화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점 등 이미 국토부와 충분히 협의를 통해 진행해 왔다”며 “정권이 바뀌면서 사업이 변경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최악의 고용악화 사태를 겪으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무인화’ 스마트톨링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변경시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