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 최고실적업체 중도탈락, 비판 제기돼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사업에서 역대급 987억원대의 비개착공법에 대한 공법심의 결과가 나왔다. |
국내 역대급 최대규모의 비개착공법 심의과정에서 실적최고점수를 확보한 공법사가 중도 탈락되면서 결국 남은 공동 실적최고점수 업체가 최종 선정되어 이 과정을 놓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추정금액 987억여원의 서울시 ‘국회대로 지하차도 및 상부공원화 (2단계)’변경설계에 적용할 비개착공법에 대한 공법심의 결과가 24일 발표됐다.
공법선정업체는 ㈜이준종합건설의 STS공법.
서울시는 지난 3월28일 국회대로 지하차도 비개착구간 590m에 대한 공법심의 공고를 냈다.
통상 비개착공법은 철도나 고속도로 등 지속적인 차량 통행이 요구되는 구간의 지하에 통행로를 만들 때 개착방식으로 공사 할 경우 발생하는 교통장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개착방식으로 구조물을 만드는 공법이다.
통상 50m에서 80m 규모 정도의 비개착구간이 대부분이다.
서울시 국회대로 지하차도의 구간은 무려 590m.
고난도의 시공기술과 안전, 그리고 교통처리 대책이 최대의 관건인 셈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비개착공법사들이 공법 참여를 사전에 포기했다.
현실적으로 600m의 구간을 공구를 나누어서 강관추진기지를 만들어 공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공사임을 판단한 것.
더욱이 설계사와 많은 지하차도 전문가들이 이 구간을 비개착한다는 것에 의구심을 제기해 그 추진 과정에 많은 우려가 있었다.
또한 서울시가 밝힌 추정 설계가에 대한 적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면서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실행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서울시는 이 비개착 공법선정과정에 실적에 가장 큰 방점을 두고 추진했다.
경영상태(3점)와 제안가격(5점) 그리고 실적(22점)으로 평가하는 1차 정량평가(30점)와 시공성, 안전성 등 5개 가지 항목을 가지고 평가하는 2차 정성평가(70점)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중 1차 정량평가에서 실적 22점이 이번 공법심의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80m 이상의 실적업체의 경우 실적점수 만점을 받아 22점을 받게 된다.
결국 1차 정량평가에서 두 개의 업체가 실적점수 만점을 받아 함께 22점을 받았다.
나머지 업체들과 실적점수에서 큰 차이가 나 기술성을 검토하는 2차 정성평가에서 이를 극복하는 것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왜냐하면 이미 최다실적점수를 확보한 두 업체 모두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실적이 있는 업체인데다가 영업력에서 막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이후.
공동으로 1위를 한 최다실적 업체중 하나인 T사가 탈락하게 된 것이다.
서울시는 탈락한 업체가 보유한 공법의 특허가 압류된 사실이 드러나 특허권 행사에 제한이 예상되기 때문에 탈락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해당업체의 특허등기부를 검색해 본 결과 탈락한 업체 공법의 원 특허권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압류된 시기는 2019년 7월이고 탈락한 업체가 원 특허권의 전용실시권을 확보한 시기는 2018년 5월이므로 전용실시권 행사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본 압류는 2019년 이지만 2015년에 가압류한 사실이 심의과정에서 알게 되서 법률전문가의 자문을 받아보니 특허권 행사에 제한이 될 수도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해당 업체를 탈락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많은 공법심의 과정에서 가압류 건으로 공법심의 참여를 배제한 경우를 본적이 없기 때문에 이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업체는 그동안 수년전부터 LH와 철도공단, 경기도시공사 등에서 다양한 실적을 확보해 온 바 있다.
더군다나 1000억대 공사의 공법심의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 하기는 커녕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의문이 들고 있다.
이 사안이 심각한 것은 최다실적 공동 1위업체인 두 개 회사 중 하나가 없어질 경우 남은 회사가 2차 정성평가에서 하위로 처지지만 않으면 1차 정량평가와 2차 정성평가를 합칠 경우 최종 공법선정사로 결론나는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공법심사 결과를 놓고 참여업체간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실적이 많은 업체에게 유리하게 배점기준을 만들어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더니 급기야는 2차 기술평가인 정성평가를 앞두고 최다실적 업체 하나를 탈락시켜 아예 경기 결과에 쐐기를 박았다는 것이다.
▲비개착공법 중 하나로 시공중에 있다. |
송여산 기자 soc@c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