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관 빼고 지지대 설치로 170억 절감
비개착공법의 핵심인 상부횡방향 강관을 빼고 대신에 지지대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시공할 경우 누수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
1,000억대에 이르는 서울시 국회대로 비개착 공사 공법 심의 과정에서 실적업체 특혜 의혹 등 끊임없이 잡음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최종 공법 선정된 업체의 공법제안이 비개착공법의 핵심 공정인 상부 횡방향 강관을 통해 상부의 토압을 지지하는 방식이 아닌 지지대를 상부의 지하차도에 연결 이를 지탱하는 방식으로 시공하는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시의회의 박강산 의원은 29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을 통해 “최종 선정된 특허는 지하대로 상단에 강관을 압입하고 몰탈을 타설하게 되어 있는데 이번에 해당 업체가 제시한 시공계획을 보면 상단 강관 압입 과정이 아예 생략되어 있다”고 말했다.
토목구조 전문가 자문에 따르면 “상단 강관 압입 과정이 생략되면 공사비는 절감되지만, 누수와 내부 구조물 균열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안전성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 추산에 따르면 상단에 강관 압입 과정을 생략 함으로써 약 170억 정도 공사비가 절감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지하대로 상단 강관 압입 생략의 주된 이유 중 하나 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공법은 상부에 강관압입을 하고 몰탈을 채워 누수 등의 문제에 대비하고 있다. |
박 의원은 ”전례 없는 대규모 공사임을 감안해 볼 때 특허와 맞지 않는 시공계획을 수립하고 그 시공계획이 안전상 부실함을 내포하고 있는 점을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보도한 MBC 보도에 따르면 상부강관 없는 지지대 방식의 공법 시공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선정된 업체는 답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서울시 역시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보도에 따르면 심의에 참여했던 공법 선정위원 중 일부도 “평가시간이 30분이라 검증할 틈이 없었다” “업체 측 수치는 서울시가 검증했다는 전제로 평가했다”며 기술평가 심의 과정에서의 미흡함도 지적됐다.
당초 공법과 다른 지지대 방식으로 시공제안서를 제출해 최종 공법 선정되어 물의를 빚고 있다. |
한편 서울시는 이런 언론보도와 서울시의회 시정질의에서 드러난 공법 선정 과정에서의 의혹과 우려에 대해 ”당초 특허 공법과 달리 상부강관을 압입하지 않고 상부구조물을 지지대로 받치는 ‘11자’ 방식의 특정 공법 제안서는 완성된 설계도서가 아닌 기술 제안 사항“이라고 발뺌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비개착 분야에 정통한 P 교수는 “한마디로 있을 수 없는 주장이고 이는 명백히 비개착공법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일축했다.
“비개착공법의 핵심은 강관압입을 통한 구조체 형성을 통해 위 상부로부터의 토압이나 통행 차량 및 도로 하중을 버텨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지지대 버팀보 방식’은 단순한 시공 방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P 교수는 “이럴 경우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는 심각하다”며 우선 누수 문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개착공사시 누수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강관과 강관 사이에 몰탈을 채우는 등 다각적인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
그러나 소위 11자 방식의 버팀보지지의 경우 외부에서 들어오는 누수 문제뿐만 아니라 버팀보 지지대를 타고 들어오는 누수 문제가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버팀보 지지대를 세운 상태에서 지하구조물을 시공하는 과정에서 버팀보를 통해 전달되는 상부 지하차도에서의 차량 진동과 하중으로 인해 구조물에 크랙(균열)발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우려되는 누수와 크랙이 600m 전 구간에 설치될 1,000여 개의 버팀보를 통해 발생되기에 심각한 것이다.
결국 천억 대의 공사비를 들여 만드는 지하영구 구조물이 누더기 구조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지지대 방식으로 지하차도 구조물 제작시 누수와 균열 등의 문제와 함께 구조물 상부공간을 몰탈 채움시 그 품질상태 확보 등 또 다른 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
P 교수는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제시된 시공계획서를 보니 지하에 구조물을 시공한 후 상부 지하차도와의 사이 공간의 흙을 제거하고 그곳을 몰탈로 600m 구간을 메꾼다는 것이다.
이런 시공방식은 본 적도 없고 구조적으로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부에 일일 수십만 대의 차량이 다니는 지하차도 밑에 밀폐되지도 않은 공간에 무려 600m를 몰탈로 채워 시공한다는 것에 대해 서울시가 매우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개착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의 핵심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상부강관 압입 공정을 빼고 지지대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서울시는 천억대의 사업비를 들여 지하에 영구구조물을 만드는 것인 만큼 향후 백 년을 바라보고 튼튼하고 견실한 영구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당초 특허 공법대로 상부에 강관을 압입해 시공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여산 기자 ceo@cenews.co.kr